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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광둥 지역 1호 한국 변호사, 다청 덴튼스의 ‘중국통’ 류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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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시우 작성일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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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로펌 중 하나인 다청덴튼스에 유일한 한국 변호사이신데, 중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중국 철학과 경영학(복수)을 전공했습니다. 전공 영향으로 학부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중국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북경으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푸단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던 시기였고, 저는 ‘중국통’이 되어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석사졸업 후 진로로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영학 전공으로 푸단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영어원서로 입학시험 준비를 해야 했고, 입학 후 커리큘럼도 한국에서 공부하던 경영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는 진지하게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중국통’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전공을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중국 법학이 중국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학문이고, 중국 진출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경영학에서 법학으로 대학원 진로를 수정하게 되었고 ‘언어’와 ‘법학’이라는 이중고를 넘어서 우여곡절 끝에 푸단대 대학원 법학전공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중국 대형로펌인 King&Wood에서 인턴을 하면서 중국 진출 기업들에 M&A 등 각종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무를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변호사라는 새로운 꿈을 키웠습니다.

중국에서 변호사를 하셨어도 될 것 같은데, 한국 로스쿨에 진학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중국에서는 2017년까지는 사법고시(사법고시는 2002년부터 시행되었고, 그 전에는 변호사자격시험 제도가 있었습니다), 2018년도부터는 ‘법률직업자격고시’라는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후 1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만 변호사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중국 변호사가 되기 위한 시험이 2003년에 홍콩인, 마카오인에게, 2008년에는 대만인에게도 개방되었지만, 저와 같은 외국인은 시험에 응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당시 기회가 있었다면 중국 사법고시에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응시를 할 수가 없었는데 마침 한국에서 로스쿨 제도가 시행되어 로스쿨 입학 후 법조인이 되기 위한 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입사하여 상해 대표처(지사) 파견, 형사팀, 자문팀, 국제거래팀을 거치면서 8년간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고, 특히 중국 관련 업무에 있어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로펌들도 해외 법조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변호사로서 중국 로펌에 취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입사과정은 어떠셨는지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태평양, 광장, 세종 등 한국의 대형로펌이 이미 중국에 진출하여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북경, 상해 두 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중국의 넓은 땅을 고려하면 위치나 업무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외국 로펌은 중국에 진출할 때 ‘대표처’ 형태로 진출하는데, 원칙적으로 외국 로펌 ‘대표처’는 해당 외국의 법률 자문 등의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고, 중국법에 관한 업무는 중국 로펌에 위임하여 수행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설립된 대표처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중국 로펌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중국 관련 업무를 다루면서 더욱 심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광동지역에는 한국 로펌이 진출하지 않았고, 한국변호사도 전혀 없었습니다. 광동은 인구 1억 명이 넘는 지역으로,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er Bay Area)’{광둥을 뜻하는 웨(粤), 홍콩을 뜻하는 강(港), 마카오를 뜻하는 아오(澳)를 합쳐 웨강아오(粤港澳), 이를 중심으로 큰 만(大湾)이 있다고 하여 웨강아오 대만구라 함}라고 불리는 거대 경제권입니다. 이런 광동지역에 한국변호사가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에 평소 놀라움과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작년 7월경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청 덴튼스 로펌 광저우 지사에서 한국변호사를 찾는다는 소식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서울과 광저우에서 2차례 면담을 진행하였고, 광저우 지사에서 정식 면접을 보고 로펌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변호사님이 계신다면, 보다 다양한 도시에 포진해 있는 중국의 현지로펌을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중국의 변호사 수는 얼마나 되는지, 중국 로펌의 업무환경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또 중국 로펌에서 수행하신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세요.

중국은 인구 규모만큼 변호사 숫자도 어마어마합니다. 2019년도 기준으로 중국변호사 숫자는 약 46만 명 정도인데, 매년 3~6만 명 정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사법부에서는 2022년까지 변호사 숫자를 62만 명까지 늘려 인구 1만 명당 변호사 4.2명의 법률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다청 덴튼스 로펌은 중국 내 약 6천 명의 변호사,  광저우 지사에는 약 35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변호사이기 때문에 중국변호사들과의 협업은 필수적입니다. 광저우 지사 Korea Desk에는 한국어가 가능한 교포 중국변호사님들, 한족 변호사님들이 함께 일하고 있고, 사건에 따라서 2~5명씩 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업무환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지역이 워낙 넓다보니 미팅을 하려면 2~3시간씩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저는 주로 한국​ 기업의 법률리스크 관리 및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 자문 업무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소송 업무는 재판 출석이 가능한 중국변호사님이 수행하고 저는 소송 관련 자문,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많은 기업들을 방문해 만나보면서 과거와 달리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크게 변했고, 각종 이유들로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시 지분 매각이나 청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토지사용권’을 확보해놨던 기업은 그동안 그 가치가 많이 올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지분이나 토지사용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 지방정부가 간섭하는 바람에 철수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우량기업에게 토지사용권을 내어준 것이기 때문에 철수하는 기업이 이를 아무에게나 매각하도록 하지 않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협의를 통해 중국 국영기업에게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여 철수를 완료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한국적 사고로는 기업 간 거래에 지역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중국에서는 기업이 원활하게 철수하기 위해서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중국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한중간 교류가 급속하게 얼어붙었습니다.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면 기업들의 중국 시장 철수가 가속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2~3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새로운 형태의 중국 진출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 모습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맞물려 금융자본의 형태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리스크 없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도록 돕고, 그 이후에는 한중간 새로운 형태의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호사로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출처 : 대한변협신문(http://news.koreanbar.or.kr)